메소포타미아의 점토판, 이집트의 파피루스부터 구텐베르크의 인쇄혁명 이전까지 책이란 존재는 상당히 비쌌고, 접근하기도 어려웠던 매체였습니다. 다행히도, 금속 활자라던지, 레이저 인쇄라던지 대량으로 책을 뽑아내는 방법들이 도입되고, 누구나 책을 쓸 수 있고, 책을 읽을 수 있는 시대가 왔고, 이제 사람들이 하는 고민은 "도대체 어떤 책이 좋은 책인가?" 일 것입니다. 아니면, 인터넷을 하고 있던지요.

요즘 들어서 책의 위상은 많이 퇴색한 것처럼 보입니다. 많은 정보들은 구글 검색 하나만으로 찾아 낼 수 있고, 뉴스들과 이야기 거리들이 쏟아져 나오는 포탈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는 것을 알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을 것입니다. 하지만, 책은 아직도 큰 가치를 발휘합니다. 5~600 페이지에 조각조각난 정보들이 아닌, 하나의 유기적인 흐름을 갖은, 절차적이면서도 다시 되돌아 볼 수 있는 방대한 정보를 담은 녀석은 쉽게 찾기가 힘듭니다. 거기에다, 제대로 쓰여진 책이라면 꼼꼼하게 레퍼런스가 명시되어있을 뿐만 아니라, 좀 더 공부하기 위해서 봐야할 것들을 상당히 정확히 짚어주기도 하죠.

이런 부분들을 자세히 알고 싶다면, 개인적인 추천이긴 하지만 일단 『정보력』이라는 책을 일독하고 오시는 걸 추천드립니다. 개인적으로 넓고 방대한 독서 습관을 갖기 위한 주춧돌을 쌓기에는 딱 좋다고 생각을 하거든요.

여튼, 도대체 책이라는게 무엇인지? 그리고 어떤식으로 읽어야하는지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보려고 합니다.

개발자를 위한 도서 추천

사실 이 문서의 작성 계기 중 하나가, 초등학교 때부터 지속되어온 코딩 인생에 있어서, 책이 큰 역할을 해줬기 때문입니다. 사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에게 프로그래밍을 공부하려고 하면 맨 먼저 집어드는 것은 책이고, 그리고 맨 처음 접한 책이 아마도 많은 것을 결정할 것입니다.

저는 그렇게 내공이 없는 편이라서 (뭐 학부생인데요 뭐 하하) 유명하신 분들이 추천하신 유명한 필독서 목록들을 링크로 대체하려고 합니다. 언급된 책들 모두 읽어볼만한 가치가 있는 책들이고, 학부 시절에 큰 영향을 준 책들도 상당히 많습니다. :P

사실 64선보다는 50선을 먼저 읽으시라고 하고 싶습니다. 64선은 어느 정도 공부하신 분들이 봐야할 내용들 위주로 되어있습니다.

책은 어떻게 골라?

자, 이제 제 주특기가 나오는군요. 책 고르기입니다. :)

저는 유치원 때부터 독서를 시작해서, 년간 대략 60권에서 100권씩 (고3과 재수 시절은 년간 각 40권씩) 책을 읽었습니다. 잠시만요… 네… 뭐라고요…? 대충 계산을 해보면, 1000권 이상 봤다는 걸 알 수 있죠. 뭐 거기에 판타지/무협지 없다고는 말을 못하겠으나, SF 장르를 좋아하다보니 SF 소설 같은 걸 더 봤습니다.

책을 고르는 방법은 상당히 간단합니다. 뭐 그렇게 복잡한 로직이 있는 건 아닙니다.

  1. 제목을 봐서 마음에 드는 것이 있으면 일단 꺼내 본다
  2. 베스트셀러이면 -1 점
  3. 저자가 한국인이라면, 일단 -1 점
  4. 목차를 봤을 때 구성이 이상하면 -1 점
  5. -3 점이면 버린다.
  6. 듬성듬성 읽어나갔을 때 눈에 거슬리는 불편한 서술이 있거나 원하던 주제가 아니면 버린다.
  7. 다 통과하면 구매한다.

으….음…??????

네 생각보다 간단하군요. 사실 뭐 이게 이렇게 간단한건 아니라는 걸 쓰면서 알게 되었네요. 책의 구성 요소를 좀 더 자세히 보도록 하겠습니다.

  1. Q : 왜 베스트셀러를 기피하죠?

    • A : 일반적으로 한국 출판시장 베스트셀러의 경우 자기계발 서적이 주를 차지하고, 수준 높은 독자들을 위한 책들은 대부분 하위권에 머물러있는 편입니다. 예를 들어서, 꽤 괜찮은 사회 과학, 경영학, 심리학, 기술과학 서적은 재미가 없고, 두껍다는 이유로 사람들이 잘 사지를 않습니다. 슬픈 현실이죠.
  2. Q : 왜 한국인 저자를 기피해야하죠?

    • A : 기피가 아닙니다. 번역본은 일단, 해외 시장에서 검증된 책들만 번역됩니다. 일단, 해외에서 인기를 끌었다면, 특히 2~3 개국에서 번역이 되서 판매가 되고 있는 나름 증명된 책들이 한국에 들어오는 거죠. 하지만, 한국인 저서는 이게 지뢰인지 명저인지 알 도리가 없습니다. 뭐… 그리고… 사실 한국인은 글을 못 쓰는 편입니다. 끅. 글쓰기 훈련을 어릴 때부터 하지 않기 때문이죠.
  3. Q : 제목이 그렇게 중요한가?

    • A : 제목은 2가지 방식으로 정해집니다.

      1. 책의 내용을 독자에게 보여주기 위해
      1. 최대한 책이 많이 팔리게 만들기 위해

      어느 정도 책을 읽다보면 책의 제목만 보고도 책의 상태를 확인 할 수 있습니다. 예를 들어서, 개인적으로 정말 싫어하는 홍대리 시리즈 (『독서 천재가 된 홍대리』, 『회계 천재가 된 홍대리』 등등…) 만 봐도, 대중을 상대로 얕은 지식을 빠르게 팔기 위한 책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. 반면, 요 근래 극찬을 마다치 않았었던 디턴의 『위대한 탈출』의 경우, 제목이 책의 모든 내용을 집약해서 보여줍니다. "경제 발전이 어떤식으로 개인을 빈곤으로부터 탈출 시키는가"라는 것을. 실제로 제목만 보고 책을 고르는 스킬은 좀 시간이 걸리긴 하지만, 책을 많이 읽다보면 쌓이는 스킬 중 하나입니다.

  4. Q : 그렇다면 또 봐야할 다른 지표는 무엇이 있는가?

    1. 저자 :
      • 책을 살 때 저자를 봐야하는 건 정말 당연한 걸지도 모르지만, 책을 읽지 않던 사람이 책을 보기 시작했을 때에는 안 봐도 되는 항목입니다. 일단, 특정 분야의 어떤 사람이 공신력 있고, 읽을 만한, 자신을 계몽시키거나 경도시킬 글을 쓰는 사람인지는 초장에 알기 힘듭니다. 결국, 사람들 추천에 의지하거나, 학문을 공부하면서 그 분야의 탑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의 책들을 찾아보는 걸로 시작을 해야하는데, 이게 초장에 된다면 좋겠지만 되지를 않죠.
    2. 번역가 :
      • 번역가도 상당히 큰 역할을 합니다. 뭐 한국인이 쓴 책이라면, 그 사람의 필력만 생각하면 되겠지만, 번역은 제 2의 창작이라고 할 만큼 원전을 단순히 단어 그대로 옮기는 것만으로 성립이 되지 않거든요. 사실, 번역가는 출판사만 잘 선택해도 생각을 안해도 되지만, 일단 번역가 약력을 확인해서, 이 책을 번역할 역량이 있는지는 확인해두는게 좋습니다.
    3. 출판사 :
      • "사실 책을 도저히 못 고르겠다, 뭔지 모르겠다."라는 사람들은 그냥 출판사보고 고르시면 됩니다. 이는 오늘의 유머의 출판사가 중요하냐구요? 글에 잘 정리가 되어있습니다. 뭐, 요약을 하자면, 출판사는 세 종류로 나뉘어져 있습니다. 뭐 더 세분화되어 있긴한데, 일단 절대로 기피해야할 출판사, 내용 꼼꼼히 보면서 제대로 책 썼는지 확인할 필요는 있는 출판사, 그냥 제목 보고 믿고 사면 되는 출판사, 이 세 종류입니다. 저는 비문학 쪽을 주로 보니 추천을 한다면, 일단 무조건 한길사를 추천합니다. 책방을 자주 돌아다니면 아시겠지만, 한길 그레이트 북스 시리즈가 서가에 꼭 꽂혀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. IT 관련 출판사의 경우 최신 정보나 최신 기술 보려면 에이콘/인사이트, 대학에서 공부하는 과목을 좀 얕고 빠르게 공부하고 싶으면 한빛출판사 정도 되겠습니다. 영진과 위키북스도 괜찮은 편이고, 정보문화사는 요즘 뭐하는지 모르겠지만 뭐 가끔 책 내고 있고, 비제이퍼블릭의 경우 번역서 내놓는 녀석들이 상당히 유명한 것들이라서 볼 가치는 있습니다.
    4. 레퍼런스
      • 레퍼런스는 더 읽을 책을 찾는데에 쓰이기도 하고, 책의 내용을 가늠하는데에도 쓰입니다. 일반적으로, 맨 뒤의 레퍼런스 파트를 뒤져보면, 이 사람이 어느 정도 조사를 하고 글을 썼는지 바로 드러날 뿐만 아니라, 내가 이 분야에서 더 봐야할 것들이 무엇인지 쉽게 확인이 가능하죠. 일반적으로, 연도, 출판사(혹은 논문 저널, 신문사…), 저자 등을 확인하는게 좋습니다. 예를 들어 "어떤 한 분야의 역사를 이야기하는데, 특정 년도 것만 인용되어 있다"나 "B급 매체 위주로 인용이 되어 있다"라던지의 일이 있다면, 그 책은 건너 뛰는게 좋겠죠.
    5. 조판 상태
      • 책을 읽는 입장에서 조판 상태가 개판이면, 상당히 짜증이 납니다. 가독성이 떨어지기 때문인데, 지하철 같은데에서 시간 나면 책 읽는 타입이라서, 흔들리거나 비좁은데에서도 어떻게든 볼 수 있는 책들을 선호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네요. 뭐, 개인적으로 까치나 개마고원 이 두 출판사 조판 관련해서 상당히 불호합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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